2024년 회고
2025년이 1/4가 지난 이 시점에 작성하는게 맞나 싶긴 하지만 ㅋㅋ 기억이 더 흐려지기 전에 2024년 회고를 작성해 두려고 한다.
올해는 3년차!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즐겁게 즐기며 한 해를 보냈다. 처음 해 본 것들도 많고, 배운 것도 수두룩하다. 한번 돌아보자.
목차
- 회사
- 엔지니어 커리어
- 건강
- 기타
- 마무리
회사
어느덧 경력 만 3년, 카카오페이 재직 만 2년이 되었다. 연차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며 나는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올해도 작년 이상으로 즐겁게, 도전적으로, 주도적으로 회사 생활을 보냈다! 자는 시간을 빼고 하루의 절반 이상을 회사에서 보내는데, 회사에서의 시간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음은 분명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이럴 수 있던 배경에는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나 자신과, 모난 부분 없이 함께 일해서 좋은 훌륭한 동료들, 그리고 이걸 뒷받침해주는 회사의 환경이 있다. 덕분에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도 생겼고, 의미 있게 기여하고 싶은 동기부여도 되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올해는 거의 초과 근무 없이 보냈다. 나는 성격 상 데드라인이 정해져 있으면 야근을 해서라도 맞추려는 편보다는, 일정이 촉박하면 데드라인을 미루자고 의견을 내는 편이다. 어느 쪽이 더 낫다기보다는 내 성향이 그런 편인데, 나는 마음이 급해지면 실수를 많이 하는 편이라, 일정을 넉넉하게 잡고 철저하고 꼼꼼하게 일을 진행하는 편을 선호한다. 이런 면에서도 다행히 내게 내키지 않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일단 올해 회사에서 경험했던 일을 돌아보면…
- 자동차보험비교 오픈 (1월)
- 펫보험비교 오픈 (7월)
- 내부 플랫폼으로 새로운 도전 시작 (9월)
굵직한 일들은 이런 게 있다. 요것도 하나씩 보면…
자동차보험비교 오픈
개발하면서 겪은 내용은 2023년 회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4년에는 보험비교 서비스를 오픈했고, 2024년 상반기는 서비스 운영과 고도화에 집중하며 보냈다.
카카오페이가 제휴한 자동차보험 보험사는 10개나 된다. 이들 각각의 요구사항이 저마다 다르고, 운영 중 발생하는 이슈도 제각각이다. 이걸 어떻게 (비개발자가) 운영하는 입장에서 더 편하게 운영할 수 있을지, 챙겨야 할 점은 무엇인지 많이 배웠다. 일정을 맞추기 위해 팀 차원에서 다소 타협했던 코드들도, 이젠 내 담당이 되었으니 적극적으로 리팩토링하였다. 그러던 중 내 부주의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유지보수 면에서 훨씬 수월하도록 코드를 많이 개선했다.
제휴사마다 발생하는 이슈가 제각각인 만큼, 특정 제휴사와의 히스토리를 모르고서는 이해할 수 없는 코드들이 있다. 이런 내용들이 코드 안에 요소요소 섞여 있었는데, 기존에는 이런 부분에 별다른 주석을 남기지 않았다. 주석 없이 이해할 수 있는 코드를 지향한 결과였지만, 비지니스 히스토리를 코드만으로 파악할 수 있을까? 불행히도 그럴 수 없었다. 이런 점을 주석으로 남기는 것이 운영 상 필요함을 느끼게 되었다. 나중에 어디 가서 외부 제휴사와 협업한 경험은 이번에 다양하게 쌓은 것 같다.
아쉽게도 (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자동차보험비교 서비스는 기대와는 달리 시장을 크게 변화시키지 못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엔지니어 입장에서 이런 이슈들은 별달리 해결할 수 없다. 대용량 트래픽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점차 투입하는 자원을 줄이게 되었다. 그럼에도 자동차보험비교 서비스는 아직도 내 마음 속에서 큰 애착을 가지고 있다.
펫보험비교 오픈
보험비교 시리즈 2탄으로 카카오페이는 펫보험비교 서비스를 진행하게 되었다. 펫보험비교는 자동차보험비교와는 다른 맥락에서 내가 굉장히 아끼는 서비스인데, 온 클랜이 참여했던 자동차보험비교와는 다르게, 펫보험비교의 서버 개발은 내가 기여한 비중이 매우 크다. 다만 자동차보험비교 때 기본적인 구조를 워낙 잘 잡아놔서, 펫보험비교의 서버 구조는 사실상 자동차보험비교와 다른 점이 없다.
기존 금융 시장의 어려운 문제를 우리가 해결한다! 이런 일념으로 펫보험비교에 기여했다. 서버개발 외에 기획/UX에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고, 동료들과 논의하며 더 쉽고 편한 서비스를 만들고자 했다. 다만 아쉽게도, 자동차보험비교와 비슷하게, 펫보험비교도 현실적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시장을 바꾸지 못했다. 그럼에도 펫보험비교에 최선을 다했으니 내가 아끼는 서비스임에는 변함이 없다.
펫보험비교 서비스 오픈하던 날에 리더에게 손편지를 받았다. 직장인이 상사에게 손편지를 받아 볼 일이 얼마나 될까? 팀원들에게 일일히 진심 어린 손편지로 챙겨 주는 리더가 얼마나 있을까? 운 좋게도 나는 그런 상사 밑에서 일할 수 있었다. 내가 늘 받고 있는, 당연하지 않은 기대와 신뢰에 늘 감사해야겠다.
내부 플랫폼으로 새로운 도전 시작
내가 비교 서비스에 집중하는 동안, 클랜에서는 보험 상담 서비스가 잘 되기 시작했다. 더불어 작년에 내가 만들었던 보장진단 서비스는 보험분석으로 이름을 바꾸고 더더욱 발전했다. 이렇게 서비스가 점점 커지면서, 각 서비스에서 사용하는 데이터를 공통으로 관리 및 제공해야겠다는 니즈가 생겼다. 즉, 클랜 내 플랫폼을 담당하는 조직이 생긴 것이다. 여기를 담당할 BE 개발자가 필요했고, 난 이 기회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 무슨 생각이었을까? 마이데이터로 대표되는 금융 데이터를 더 가까이서 다루고 싶었다. 서비스에 맞닿은 서버 사이드 개발은 경험해 봤으니, 서비스를 지원하는 플랫폼 서버 개발도 해 보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무것도 없이 신설되는 환경을 내가 주도적으로 구축하고 설계해 보고 싶었다.
그렇게 2024년의 마지막 분기를 신설 조직에 참여해서 보내게 되었다. 갈 길이 멀지만 첫 배포를 시작으로 플랫폼을 열었고, 점차 수평적, 수직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지만, 2024년을 마무리하는 지금 시점에서 생각해 보면 새로운 도전은 내가 기대했던 점을 매우 잘 충족해 주고 있는 것 같다.
기술 블로그 기고
그리고 추가로! 2번, 총 3편 기술 블로그 기고를 했다. 카카오페이에 입사하면서 생각했던 버킷 리스트 중 하나가 기술 블로그 기고였는데, 어느새 글을 세 편이나 발행했다. 직접 기고하기 전에 다른 크루분들이 기고하는 글에 리뷰어로 몇 번 참여했는데, 덕분에 글 기고에 큰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었다.
자동차보험비교
글을 보고 싶다면:
1월에 자동차보험비교 서비스를 오픈한 후, 이 때 경험한 내용을 잘 엮어서 글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험했던 걸 글로 잘 정리해서 남겨 두면, 내가 배운 걸 잘 정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무턱대고 기술 블로그 기고를 시작했고, 지속 가능한 서비스 설계를 위해 고민한 점을 다방면으로 고민해서 4개의 키워드를 선정했다. 이 키워드를 1, 2편에 각각 2개씩 나누어 소개하게 되었다.
당연히 글에 쓴 내용을 전부 내가 혼자 고민하거나 설계한 건 아니다. 동료들과 같이 고민하고 논의한 결과를 운 좋게 내가 소개할 수 있었을 뿐이다. 그런 와중 코틀린 코루틴에 대해 다소 잘못 이해하고 작성한 부분도 있었는데, 글을 읽은 같은 회사 크루분이 이 부분을 지적해 주셔서 빠르게 수정할 수 있었다.
코틀린 UseCase 소개
글을 보고 싶다면: 코틀린, 저는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회사 기술전략팀에서 글쓰기 스터디를 운영하려고 하는데, 정식 운영에 앞서 베타로 참여할 분들을 모집하고 있다고 연락이 왔다. 아무래도 내가 글 리뷰도 여러 번 했고 직접 글 작성도 했으니 왔는데, 이 때도 앞뒤 생각 안하고 덜컥 수락했다. 이 때 펫보험 개발을 한창 진행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당시 자동차보험비교 글을 쓴지 얼마 안 되기도 했었고, 펫보험은 기술 구조 상 자동차보험비교와 크게 다른 부분이 없어서 주제 선정에 고민이 되었다. 그렇다고 다른 데서도 볼 수 있는 주제에 대해 작성하고 싶지는 않았다. 내 글에서만, 혹은 우리 기술 블로그에서만 접할 수 있는 내용을 작성하고 싶었다.
고심 끝에 내가 좋아하는 코틀린을 소개하기로 결정했다. 코틀린을 소개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내가 이렇게 써 보니 좋더라’ 하면서 소개하는 건 나만 할 수 있다. 기술적 깊이 면에서는 크게 어려운 글은 아니지만, 한국의 많은 자바 기반 백엔드 개발자들이 코틀린에 대해 궁금한 점들을 해소하는 글을 작성하고 싶었다.
글을 써 보니
두 차례 기술 블로그에 글을 기고해 보니, 분명 내 지식과 경험을 정리하는 과정이 스스로에게도 매우 도움이 된다고 다시금 느꼈다. 작성할 때마다 리뷰어로 참여해 주신 크루분들이 다양한 의견을 주셨고, 덕분에 더 질 좋은 글을 완성할 수 있었다. 다만 두 차례 정도 글을 작성했으니, 당분간은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 자체에 집중하고자 당분간은 기술 블로그 기고를 쉬고 있다. 이건 내년 (2025년)에 기고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퍼뜩 타이밍이 오면 그 때 또 기고하면 되겠다.
엔지니어 커리어
회사 밖에서 경험한 일들도 정리해 보자. 2023년에 비해서 2024년은 스터디도 비교적 덜 참여했고, 외부 활동도 줄였다.
기억나는 활동은,
- 닭갈비
- Josh Long
- Spring Data Commons의 Coroutines 문서 내용 개선으로 오픈 소스 기여
- 기술 발표 스터디 참여
- 기술 블로그 운영 (영어판 포함)
닭갈비
이게 무슨 소리냐면, 2023년 회고에 언급했던 그 톡방 이야기다. 올해에는 회사 외부에서 신규 네트워킹은 거의 하지 않았고, 닭갈비방에 계신 분들이랑만 각종 헛소리를 포함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물론 닭갈비도 자주 같이 먹었다.
여기서 좋은 점은,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 비슷한 연차의 개발자들이 각자 이런저런 기술 이야기를 부담 없이 툭툭 던져도, 적당한 논의가 매우 쉽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덕분에 주워들을 얘기도 많고, 내 경험이나 생각을 가볍게 툭툭 던지고 이야기하기 좋다. 이런 면에서는 웬만한 개발 동아리보다 좋은 점 아닐까 싶긴 하다.
Josh Long
9월에 Josh Long이 한국에 오셨다. Josh Long은 Spring에 대해 대중적에게 소개하는 (Spring Developer Advocate), Java 챔피언, 책 저자 등등의 약력을 가진, 쉽게 말하면 전 세계 Spring 커뮤니티에서 유명한 분이다. Josh가 한국에 방문하셨고, 카카오에도 방문하시게 되었다. 오셔서 Java 21의 Virtuai Threads, Spring AI, Event Driven Architecture 등 다양한 토픽을 소개해 주시는 시간을 가졌는데, 운 좋게 오프라인으로 직접 발표를 들을 기회를 얻었다.
발표가 끝난 후 질문 시간이 있었는데, 이런 기회가 있으면 나는 꼭 뭐라도 질문하는 편이다. 발표 내용이 Java 21의 기능들 소개도 있어서, 코틀린을 매우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 이런 질문을 했다.
“Seems like Java has lots of merits. As a Kotlin lover, I think Kotlin already has Java’s good aspects. If you get to persuade a Kotlin developer to use Java, what points would you purpose with?”
이걸 한국어로 옮기면…
“발표를 듣고 보니 자바는 장점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저는 코틀린을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자바의 많은 장점들은 코틀린에도 이미 있는 것 같아요. 만약 코틀린 사용자에게 자바를 사용하라고 설득한다면, 어떤 점들을 위주로 설득하시겠어요?”
기억나는 답변은 대략 이런 맥락이었다.
“Just use Kotlin. Kotlin has lots of good stuffs, and plus it runs on JVM, so it can take benefit of stuffs like Virtual Threads. …The merit of using virtual threads compare to, for example Kotlin Coroutines, is that you don’t have to ‘decorate’ your code. For example you have to decorate the codes with things like, async, await, etc. With Virtual Threads you do not have do do this.”
이것도 한국어로 옮기면…
“코틀린 써도 됩니다. 코틀린은 자체적으로도 장점이 많고, JVM 위에서 돌아가니 Virtual Threads 같은 자바의 장점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지요. …(중략) 코틀린 코루틴 같은 경우에 비해 virtual thread의 장점은, 코드에 따로 뭘 더 붙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async, await 같은 걸 코드에 붙여 써야 하지만, virtual threads를 사용하면 이런 걸 붙이지 않아도 돼요.”
내가 직접 질문하고, Josh의 의견을 듣는 경험도 매우 값지고 좋았다. 질문 전에 진행된 발표에서도, Josh가 발표를 굉장히 재밌게 잘 해 주셔서, 좋은 내용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었다. 나도 다른 개발자들에게 내가 전문인 분야를 쉽게 설명하고, 접근성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Spring Data Commons의 Coroutines 문서 내용 개선으로 오픈 소스 기여
올해 들어 코루틴에 대해서 많이 쓰면서, 더 잘 알고 쓰기 위해서 공부를 조금 했다. 아직 모르는 점이 많지만 그래도 나름 기본은 하게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면서 보게 된 코루틴에 대해 가장 흔하게 퍼진 오해는 ‘코루틴은 경량 스레드이다’이다. 코루틴은 경량 스레드처럼 동작하기는 하지만, 경량 스레드는 아니다. 한 스레드 위에서 여러 코루틴이 순차적으로 동작할 수 있고, 한 코루틴이 여러 스레드 위에서 순차적으로 동작할 수 있다. 작동 방식이 비슷할 순 있지만 경량 스레드인 것은 아닌데, 아무래도 코루틴의 개념 설명을 위해 비유한 것이 와전되서 퍼진 것 같다.
이런 관점은 한국 내에서만은 아닌 것 같다. 영어로 Spring Data JPA에 대해 검색해 보다가 코루틴 지원에 대해 보게 되었는데, 여기에도 잘못된 내용이 적혀 있었다.
Kotlin Coroutines are lightweight threads allowing to write non-blocking code imperatively.
반면 코틀린 공식 문서에서는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A coroutine is an instance of a suspendable computation.
이 점을 근거로, Spring Data Commons의 GitHub repository에 가서 문서 수정 PR을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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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 작성 | approve 코멘트 |
아무래도 잘못된 점을 지적해서 문서를 간단하게 수정한 내용이니, 오래 걸리지 않아 approve 및 merge 되었다. 코드를 기여한 건 아니지만 문서의 정확한 개념 서술에 기여했다는 점이 매우 뿌듯했다.
이렇게 한 번 해 봤으니 앞으로 다른 오픈 소스에도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코틀린 관련 프로젝트의 maintainer가 되고 싶다. 작은 도전을 하나씩 해 나가면 언젠가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기술 발표 스터디 참여
언젠가 인프콘에서, if kakao에서, KotlinConf에서 발표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큰 발표를 잘 하려면 작은 발표를 하나씩 해 봐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으로 주변에서 사람을 모아서 발표 스터디를 시작했다. 2주에 한 번씩, 10~15분 분량으로, 회사에서 경험한 트러블슈팅이나 딥 다이브 등에 대해서 소개해 주면 된다. 단, 단순히 공부한 내용을 나열하는 건 안 된다.
대충 이런 식으로 발표 전에 내용을 정리해서 PR을 작성했고, 이걸 중심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자세한 내용은 GitHub repository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스터디는 장점이 매우 강력한 대신 단점 또한 명확했다. 구성원 모두가 매 2주마다 발표를 해야 하므로, 매 스터디 때마다 적극적으로 준비해 와야 한다. 스터디는 위에서 말한대로 발표자만의 경험이 포함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구성원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다. 덕분에 회사에서 하는 작은 경험들 하나하나를 되돌아볼 수 있고, 내가 아는 걸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잘 전달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장점이 있는 만큼 모든 구성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고, 어느 이상 수준이 되어야 한다. 수준이라는 표현 때문에 자칫 오해할 수 있지만, 본인이 하는 일에 대해 고민하고 탐구하는 과정 없이는 참여할 수 없는 스터디라는 이야기다.
나는 대략 이런 주제들로 발표했었다. 스터디는 약 5주 정도 진행되고, 이후 구성원들의 이탈로 인해 홀딩되었다. 스터디를 준비하려고 공부도 많이 하게 되고, 얻는 것도 많았어서, 재정비 후에 조만간 시즌 2로 또 진행하려고 한다.
기술 블로그 운영 (영어판 포함)
옛날 블로그에서 지금 블로그로 이사 온 이래로, 글을 몇개 쓴 게 없다. 2024년에는 총 3개를 작성했다.
이건 분명 반성해야 하는 일이긴 하다… ㅋㅋ 일을 핑계로 기술 블로그 관리를 방치하는 건 좋은 일이 아니긴 하다. 그럼에도 작성하는 글의 퀄리티를 낮추고 싶은 생각은 없어서, 글의 양을 늘리는 걸 목표로 삼을 일은 없을 예정이다. 글 하나하나의 양과 질을 잘 챙겨 보려고 한다.
그러면서 새롭게 진행한 게 있다. 가장 최근에 작성한 ‘상속은 아무나 받을 수 없다’ 글부터, medium에 영어로도 작성해서 올리고 있다. 내 경험과 지식을 한국 밖의 개발자들과도 나누고 교류하면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실력의 엔지니어가 되기 위한 방법의 일환이다. 내년에는 조금 더 많이 작성하면서, 점차 글로벌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기여하고 싶다.
건강
올해 건강 관련해서 시작한 의미 있는 변화는 런닝이다. 비록 여름이랑 겨울에는 하나도 안 했지만 ㅋㅋㅋㅋ
10km 마라톤 참여
런닝을 시작했으니 뭐라도 해야겠지? 싶어서 10km 마라톤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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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1일 경기마라톤 | 6월 23일 올림픽 데이 런 | 11월 3일 용인 마라톤 |
맨 처음 도전할 때는 ‘평소에 6km을 뛰었으니 거기에 4km 더 뛰는 건 어렵진 않겠지?’ 정도로 생각하고 도전했었다. 당연히 오산이었고, 마지막 2km는 특히 뛰는게 힘들었다. 그래도 군 생활 중에 런닝하던 경험이 있어서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후 런닝에 맛들려서 한 번씩 10km 마라톤에 참여하고 있다.
마라톤 외에도 평소에 런닝을 하긴 한다. 여름이랑 겨울에는 밖에서 뛸 환경이 아니어서 내리 쉬긴 했는데… 이러다 보니 뛰다 말다 하게 되서 내년에는 런닝머신이라도 뛰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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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황궁(皇居)런 | 황궁런 경로 |
뒤에 적은 이사, 여행 얘기에서도 나오겠지만, 도쿄에 가서 런닝하기도 하고, 이사한 집 근처에 광교호수공원이 있어서 거기서 런닝을 하기도 한다. 여행 가서 런닝하고, 안 뛰어 본 곳에서 런닝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무래도 평소에 운동을 잘 안 하는데 체중은 많이 늘어서 (78kg까지 늘었다)… 맘 편히 먹으려면 운동도 꾸준히 해야 할 것 같다. 내년에는 하프 마라톤 완주까지 한번 해 보고 싶다 ㅎㅎ
기타
이사
수원에서 원룸에 살고 있었는데, 원래 수원에서 살던 건 전 회사 때문이었다. 전세 기간이 다 되서, 출근하기 좀 더 편하게끔, 그리고 더 큰 집에서 좀 더 편하게 살게끔 이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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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거실에 방 두개 있는 집에서 살고 있다. 동네는 용인 수지 상현동인데, 20년 전 초등학교 때 살던 풍덕천동 옆 동네라서 마음이 편안하고 좋다. 회사까지는 편도로 3~40분 정도 걸리고, 무엇보다 지하철을 갈아타지 않아도 된다 (대신 교통비가 많이 나온다). 근처에 광교 호수공원이 있어서 런닝하러 가기도 좋다!
아마 멀리 있는 회사로 이직하거나 하지 않는 이상은, 가능하면 여기서 쭉 살지 않을까 싶긴 하다. 이사하면서 아낀 출퇴근 시간과 체력은 운동을 하거나, 공부를 하거나, 더 쉬거나 하면서 쓰면 될 것 같다.
여행
내가 집 밖으로 나가는 걸 그렇게 좋아하는 성격은 아닌데, 올해는 무려 네 번이나 여행을 다녀왔다. 네 번 다 일본에 다녀오긴 했는데…
첫 번째: 3월 오사카-도쿄 여행 (혼자!)
도쿄에 4년이나 살았지만, 오사카, 교토를 포함해서 칸사이를 한 번도 안 가 봤었다. 이번 기회에 오사카에 갔다가, 신칸센을 타고 도쿄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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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사이에서는 오사카, 코베에 다녀왔다. 고등학교 친구가 코베에 살고 있어서 오랜만에 만나기도 하고, 도쿄에 간 뒤에는 요코하마에서 10년만에 고등학교 친구를 만나기도 했다. 하루 평균 3만 걸음씩 다니면서 여기저기 구경하고, 맛있는 것들도 먹고 다녔다.
두 번째: 5월 교토 여행 (친구들이랑)
이랬는데 두 달도 안 되서 칸사이에 또 갈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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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친구들이랑 여행 갈 곳을 고르다가 갑자기 교토를 가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이렇게 됐다. 막상 가 보니 오사카랑은 또 다른 재미가 있어서, 볼거리가 많았다. 나는 고등학교 때 일본사를 공부한 이래로 일본사를 좋아하는 편인데, 역사적인 장소들도 실제로 많이 가 보니 재밌었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나라에서는 사슴들도 구경했다.
세 번째: 10월 도쿄 여행 (혼자!)
덥고 습한 여름을 보내고, 10월에 또 일본병이 도져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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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혼자 갔다. 가서 한 거? 런닝하고, 맛있는 거 먹고, 책 보고, 돌아다녔다. 1주일을 갔는데, 3일은 도쿄 황궁 (일본 한자로는 황거(皇居))런을 했다. 한국에서 판교에서 일하다 보니, 일본의 이타바시(板橋, 판교)라는 동네에도 다녀왔다. 한국 판교와는 다르게, 일본 이타바시는 도쿄 외곽의 주거 지역이다. 가서 구경 슥 하고, 도쿄 시내까지 걸어서 돌아왔다. 돗자리를 가지고 가서 요요기 공원에서 책을 읽기도 했다. 라멘과 규카츠도 여러 번 먹고, 패밀리 마트의 패미치키 (ファミチキ)도 자주 먹었다.
가서 아무 생각 없이 도쿄를 즐기다 왔다. 이렇게 다녀오는건 언제라도 가고 싶다.
4번째: 12월 도쿄 여행 (친구들이랑)
12월에 또 친구들이랑 도쿄를 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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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랑 도쿄를 가는 건 또 처음이었다. 아무래도 내가 잘 아는 동네를 친구들이랑 오다 보니, 여기저기 안내도 해 주고 그랬다. 스카이트리도 가고, 야식 사러 시부야도 가고, 요코하마의 미나토미라이와 차이나티운도 갔다. 차이나타운 있는 동네에는 내가 다니던 학교도 있어서 옛날 생각도 나고 그러다가… 결국 결론은 맛있는거 많이 먹고 왔다. 아무래도 도쿄는 같은 친구들이랑 가까운 시일 내에 또 가진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여행은
여행을 다니다 보면, 혼자 가는 것과 친구들과 가는 것 각각의 매력이 넘친다. 여행을 혼자 다닐 때는 혼자 보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즐기면서, 여행 자체를 즐길 수 있어서 좋다.
또, 나는 일본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아무래도 중고등학교 때 일본에서 크기도 했고, 일본어도 지금도 꾸준히 조금씩 공부하고 있다.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도쿄의 분위기를 참 좋아한다. 내년에도 아마 적어도 한 번은 도쿄에 혼자 다녀오지 않을까 싶다.
스텔라이브
이것도 회고에 쓸까 싶긴 했는데… 좋아하게 된 아이돌이 생기면서 생활에 큰 지분을 차지하게 되서 간단하게 적는 걸로 넘어가려고 한다. 2D나 십덕문화에 거부감이 큰 분은 요 부분은 안 읽고 넘어가길 권한다 ㅎㅎ
2024년에 스텔라이브라는 버츄얼 아이돌 그룹을 알게 되고, 그 중에서도 아라하시 타비의 팬이 되었다. 인터넷 방송 문화는 10년 전부터 익숙했기 때문에 큰 거부감은 없었고, 처음에는 버튜버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었는데 보다 보니 빠져들 요소가 참 많은 것 같다. 나는 사람의 외모에 대해서 크게 개의치 않는 편인데, 그래서 오히려 버튜버를 재밌게 보는걸지도 모르겠다. 2D에 대해 거부감이 없는 것도 크고.
그러다가 12월에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있었던 아야츠노 유니 3D 콘서트도 다녀왔다. 살면서 아이돌 콘서틀 가 본 적이 없는데, 여러모로 새롭고 신선한 경험이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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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응원하는 일이 생각보다 재밌고 즐거운 일이다. 타비를 응원하면서 이걸 알게 되었다.
기부
2024년부터 매달 일정 금액을 기부하고 있다. 기술이 세상을 더 이롭게 바꾼다고 믿고 있는데, 이 말은 기술이 직접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이끈다는 말도 되지만, 기술을 통해서 얻은 돈을 일부 기부함으로서 세상에 이롭게 기여한다는 말도 된다. 앞으로도 기부를 꾸준히, 능력이 허락하는 선에서 더 많이 하려고 한다.
마무리
언젠가부터 일은 프로답게, 취미는 즐겁게 즐기자는 주의가 되었다. 일은 일대로 잘 하면서도 유유자적 여유롭게 지내려고 하고 있다. 2023년 이상으로 즐겁고 행복하고, 보람차고 의미 있으며, 뿌듯한 해였다 ㅎㅎ
2023년 회고에서 세운 목표 중 일부는 달성했고, 일부는 그렇지 못했다. 사실 달성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목표가 이정표로서 역할을 잘 했기 때문에 충분하다.
2025년에는 어떻게 살면 좋을까?
-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2025년에도 유지하기
- 내가 받은 만큼 사회에 많이 돌려 주기
- 내가 가장 잘 하겠다는 의지로 기술 역랑 꾸준히 키우기
- 런닝 꾸준히 하기
- 책 다양하게 읽기
- 영어, 일본어 잘 하게끔 실력 유지하기
- 본업도, 취미도, 모두 즐겁고 재미있게!
커리어를 시작한 이래 매년, 매 순간이 보람차고 즐겁다. 2025년에도 더 행복하고 멋진 일들이 가득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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